질 분비물을 보면 여성의 건강을 알 수 있다. 정상적인 질 분비물은 투명하거나 반투명하면서 냄새가 없다. 분비량은 연령, 생리주기, 여성호르몬 등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색이 탁해지면서 불쾌한 냄새가 나고, 분비량이 많아졌다면 질이나 자궁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다.
◇ 붉은색 분비물
완경 후 한 번이라도 분홍색 또는 갈색 분비물이 나타나면 자궁경부암과 자궁내막암을 의심하고 산부인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자궁경부암은 질과 연결된 자궁 입구에 발생하는 암이며, 자궁내막암은 자궁의 가장 안쪽에 생기는 암이다.
암세포가 덩어리를 형성하면 여기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 분포가 많아지면서 출혈이 생긴다.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질 초음파 검사, 자궁경부 세포검사, 자궁내막 조직검사 등을 실시해 암 여부를 판단한다. 진단 후에는 CT, MRI, PET 같은 영상검사를 통해 진행상황을 확인한다. 병기에 따라 수술, 방사선 치료, 항암치료를 시행한다.
에스트로겐 수치 저하로 인해 질이 위축돼 위축성 질염이 생겼을 때도 붉은색 분비물이 나온다. 심한 가려움증, 소변을 볼 때 타는 듯한 통증, 질 건조, 빈뇨, 절박뇨, 요실금, 성관계 시 통증이 동반될 수 있다. 위축성 질염은 세포질 검사나 세균 배양 검사를 한 뒤, 항생제 크림을 사용하거나 에스트로겐 대체 요법을 시행해 치료한다.
◇ 노란색 분비물
노란색 분비물과 함께 비린 냄새가 난다면 세균성 질염일 가능성이 높다. 질 내에는 락토바실리라는 유산균이 살면서 질을 산성으로 유지하는데, 이 균이 사라지고 혐기성 세균이 증식하면 세균성 질염이 생긴다.
락토바실리가 사라지는 이유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성관계가 잦거나 질 깊숙한 곳까지 물로 씻어내는 경우, 자궁경부가 헐어 과도하게 점액이 분비될 경우 사라지는 것으로 추정한다. 유산균이 한 번 사라지면 다시 서식하는 것이 어려워지므로 증상이 자주 재발한다. 락토바실리는 죽이지 않으면서 혐기성 세균에 대해서만 효과를 나타내는 약물을 복용하거나, 질 내에 삽입해 치료한다.
◇ 흰색 분비물
외음부가 가려우면서 두부처럼 흰색 분비물이 덩어리져 나온다면 칸디다 질염을 의심해야 한다. 칸디다 질염은 칸디다 알비칸스라는 곰팡이균에 의해 생긴다. 장기간 항생제를 사용하거나 당뇨병이 있는 사람, 임산부는 질 내 유산균과 정상 질 세균 농도가 낮아져 잘 발병한다. 꽉 끼는 바지를 입거나 오랜 시간 수영복을 착용했을 때도 발생한다.
질 분비물을 채취한 뒤 현미경으로 관찰해 확진하며, 항진균제를 복용하거나 질정제를 사용해 치료한다. 항진균제를 사용하면 2~3일 내에 증상이 사라진다. 빨리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골반염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을 찾는다.
◇ 녹색 분비물
거품기가 있는 녹색 분비물은 트리코모나스증의 신호다. 성교를 통해 전파되는 가장 흔한 성병이지만, 손과 불결한 변기 등을 통해 전염될 수 있다. 원인이 되는 트리코모나스 바지날리스는 물에서도 움직일 수 있어 목욕탕, 수영장, 젖은 수건을 통해 감염되기도 한다.
성기가 매우 가렵고 작열감이 나타나면서 질 점막이 붉게 부어오르는 현상이 나타난다. 배뇨통, 빈뇨, 야간뇨, 혈뇨 같은 요도 자극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현미경 상에서 움직이는 원충이 확인되면 항생제를 이용해 치료한다. 대개 한 번 복용하거나, 하루에 두 번씩 7일간 복용하면 치료된다. 성 파트너도 동시에 치료를 받아야 재감염을 막을 수 있다.
◇ 분비물 색깔별 의심 질환 한눈에 보기
분비물 색 | 의심 질환 | 주요 증상 | 대처법 |
붉은색·분홍색·갈색 | 자궁경부암·자궁내막암·위축성 질염 | 출혈, 가려움, 건조, 배뇨 통증 | 즉시 산부인과 검진 |
노란색 | 세균성 질염 | 비린 냄새, 분비량 증가 | 약물 치료 |
흰색·두부처럼 | 칸디다 질염 | 심한 가려움, 덩어리진 분비물 | 항진균제 치료 |
녹색·거품 | 트리코모나스증 | 가려움, 작열감, 붉은 부종 | 항생제 치료, 파트너 동시 치료 |
질 분비물은 여성 건강의 중요한 신호다. 평소 분비물의 색과 냄새, 양을 관찰하고, 평소와 다른 변화가 나타나면 미루지 말고 산부인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특히 완경 후 붉은색 분비물이 나타나면 반드시 검진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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